앞으로 컴퓨터 유즈(Computer Use)는 AI를 쓰는 방식을 바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AI에게 방법을 묻고, 사람이 화면에서 직접 설정과 실행을 이어갔습니다. 이제는 사용자가 목적과 기준을 정하면 AI가 화면을 읽고 필요한 작업을 함께 처리합니다.
이 변화는 클릭을 대신하는 기능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능을 몰라 미뤄둔 일, 여러 서비스의 설정 화면을 오가야 해서 시작하지 못한 일, 반복 작업이라 엄두를 내지 못한 일을 실제 작업으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저는 어사이드 브라우저(Aside Browser)를 쓰면서 이 가능성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뉴스레터(Newsletter)를 만들고, 워드프레스(WordPress) 환경을 추가로 구축하고, 과거 팟캐스트 파일을 다시 내려받는 작업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ChatGPT에서도 컴퓨터 사용 기능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도구가 화면 안의 작업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컴퓨터 유즈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업무 방식이 되고 있습니다.
어사이드 브라우저로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개인 뉴스레터는 오래전부터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작하려면 도메인 네임 시스템(Domain Name System, DNS) 설정, 서비스 가입, 이메일 인증, 발송 도구 연결처럼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작업이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헤르메스 에이전트(Hermes Agent)와 어사이드 브라우저를 열고 뉴스레터를 만들자고 요청했습니다. 뉴스레터 발송과 구독자 관리를 위해 이메일 마케팅·뉴스레터 서비스인 브레보(Brevo)를 선택했습니다. 워드프레스와 연결해 운영하기 좋다는 점도 선택 이유였습니다.
진행해보니 뉴스레터는 한 서비스에 가입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카페24, 구글 워크스페이스(Google Workspace), 브레보를 오가며 DNS와 이메일 인증을 연결해야 했습니다. 화면마다 설정 방식도 달랐습니다.
오전에는 뉴스레터의 기본 구조를 만들고, 저녁에는 남은 설정을 확인해 마무리했습니다. 하루 안에 뉴스레터 사이트와 기본 설정을 완료했습니다. 설정 화면을 오가며 검색하고 입력하는 반복 작업이 줄었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확인하며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VPS에 워드프레스 환경도 만들었습니다
기존 가상사설서버(Virtual Private Server, VPS)를 운영하면서 별도의 워드프레스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필요한 설정을 확인하고 연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이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서버와 워드프레스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혼자 다루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설정값 하나를 잘못 입력하면 사이트가 열리지 않거나 연결이 끊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자료를 검색하고, 설명을 읽고, 다시 설정 화면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컴퓨터 유즈를 활용하면 이 과정이 달라집니다. 사용자는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AI는 실제 화면에서 설정 항목을 찾아 연결합니다. 도메인, 서비스 선택, 공개 범위처럼 중요한 결정은 여전히 사용자가 해야 합니다. AI는 그 결정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역할을 맡습니다.
260개 팟캐스트 파일을 다시 꺼내다
어사이드 브라우저를 쓰며 가장 놀랐던 경험은 오래된 팟빵 녹음 파일을 백업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015년에 운영했던 <나는 1인기업가다> 팟빵 녹음 파일은 260개가 넘습니다. 하나씩 내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시작하기 어려웠습니다. 파일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꺼내볼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팟빵 관리자 메뉴에 접속해 다운로드 주소(URL)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필요한 주소를 확인하고, 파일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스크립트(Script)를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까지 이어졌습니다.
스크립트가 터미널(Terminal)과 연결되자 파일 내려받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약 20분이 지나자 절반가량의 파일이 받아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나씩 파일을 열고 저장해야 했던 작업이, 반복 실행할 수 있는 작업으로 바뀐 것입니다.
파일을 모두 받으면 다음 단계는 MP3 오디오 파일을 텍스트로 바꾸는 일입니다. 내용을 옵시디언(Obsidian) 노트에 저장하면 과거의 녹음은 단순한 보관 파일이 아니라 글과 책 원고의 재료가 됩니다.
ChatGPT의 컴퓨터 사용 기능이 더하는 변화
오늘 확인한 ChatGPT의 컴퓨터 사용 기능은 AI가 앱 화면을 읽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로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사용자가 허용하면 옵시디언에서 노트를 검색해 열고, 글자 크기와 테마를 조정하며, 새 노트와 첨부파일의 저장 위치를 설정하는 작업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용 파일은 검색에서 빼달라”고 요청하면 설정 화면에서 제외 항목을 등록하고, 일반 노트가 계속 검색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설명받는 데서 나아가, AI가 앱 안에서 필요한 설정과 작업을 수행합니다.
앞으로는 특정 도구 하나의 기능보다, 여러 화면과 서비스 사이에서 AI가 어떤 일을 이어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 설정, 서버 운영, 파일 백업처럼 서로 다른 작업도 결국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컴퓨터 유즈의 핵심은 사람을 대신해 모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람이 미뤄두었던 일을 시작하게 하고, 다음 행동을 확인하며, 결과물까지 이어지게 하는 데 있습니다. 지금은 딸깍 몇 번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이 경험이 쌓이면 우리가 컴퓨터로 일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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