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가 사랑했던 식당, 추억의 맛집” 시리즈의 세 번째 글이다
며칠 전, 아내와 홍제동 만두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고 싶은 마음과 ‘과연 그때의 그 맛을 다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 추억을 다시 이야기 했다.
서울의 한적한 골목, 홍제동에 자리한 작은 만두집이 있었다. 그곳은 저와 아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곳이었다. 저는 고기만두를, 아내는 김치만두를 즐겼다. 우리는 이 만두집을 우연히 발견한 후, 그 맛에 푹 빠져 매번 찾곤 했다.
이 만두집은 유진상가 고가 다리 밑, 좁은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어 한눈에 찾기 어려웠다. 작고 소박한 간판이 전부인 반 지하 가게였지만, 그곳의 만두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감동의 맛이었다. 만두는 얇은 피에 약간의 속살이 보였고, 만두 속으로 들어간 김치와 고기는 직접 만들었기에 정성도 맛도 있었다. 특히 사온 후 따끈하게 먹어도 맛있지만 시간이 지나 식어도 맛있기에 이동중에 먹으려고 종종 사왔다. 하지만 이젠 추억 속의 맛으로만 남았다.
처음 그곳을 찾았던 날, 지인의 추천으로 김치만두를 맛보았다. 맛의 첫 인상은 단순히 ‘맛있다’를 넘어서 감동이었다. 그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사왔다. 만두집은 단골 위주로 운영되었고, 다른 손님들을 고려해 조금씩만 구입할 수 있었다. 세 번 가면 한 번은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가격은 10개가 담긴 포장이 2천원 정도였다. 당시 그 만두집은 인근 다른 만두집들과 비교했을 때, 맛과 가격 모두 우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인천 지인들과의 모임이었다. 그날, 우리는 만두를 3개씩 포장해 가져갔다. 어느정도 이동 거리도 있어 차가워진 만두임에도 불구하고, 모임의 사람들은 그 맛에 감탄했고, 모임이 있을 때 마다 만두 이야기 종종 했으니 우리의 ‘인생 만두집’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만두의 맛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가끔 그곳을 찾았지만, 어느새 발길이 뜸해졌고, 다른 사람들도 맛을 알게 되었는지 결국 만두집은 문을 닫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래 주인은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만두를 만들 수 없게 되어 가게를 넘긴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저와 아내는 여전히 그 맛을 잊지 못해 서울 곳곳의 만두집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때의 만두 맛을 다시 찾지 못했다. 홍제동의 그 작은 만두집은 이제 우리에게 추억 속의 맛집으로 남아, 때때로 그 맛이 그리워진다.
이글을 작성하기 며칠전 아내와 홍제동 만두집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의 맛을 잊지 못했기에 다시 그맛을 찾고 싶기도 해서 그럴 수 있다. 그곳은 추억과 정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비록 그 만두집은 이제 없지만, 그곳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저희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맛있었던 만두의 추억은 오래도록 저희와 함께할 것이다.
(참고로 만두집 위치는 지리상으로 홍은동이며, 길 하나 사이로 명칭 다드며 아내와 저는 ‘홍제동 만두집’이라고 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