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가 사랑했던 식당, 추억의 맛집” 시리즈의 세 번째 글이다
며칠 전, 아내와 홍제동 만두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고 싶은 마음과 ‘과연 그때의 그 맛을 다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 추억을 다시 이야기 했다.
![](https://sshong.com/wp-content/uploads/2024/01/우리가-사랑했던-식당-추억의-맛집-③홍제동-인생만두집02.png)
서울의 한적한 골목, 홍제동에 자리한 작은 만두집이 있었다. 그곳은 저와 아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곳이었다. 저는 고기만두를, 아내는 김치만두를 즐겼다. 우리는 이 만두집을 우연히 발견한 후, 그 맛에 푹 빠져 매번 찾곤 했다.
이 만두집은 유진상가 고가 다리 밑, 좁은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어 한눈에 찾기 어려웠다. 작고 소박한 간판이 전부인 반 지하 가게였지만, 그곳의 만두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감동의 맛이었다. 만두는 얇은 피에 약간의 속살이 보였고, 만두 속으로 들어간 김치와 고기는 직접 만들었기에 정성도 맛도 있었다. 특히 사온 후 따끈하게 먹어도 맛있지만 시간이 지나 식어도 맛있기에 이동중에 먹으려고 종종 사왔다. 하지만 이젠 추억 속의 맛으로만 남았다.
처음 그곳을 찾았던 날, 지인의 추천으로 김치만두를 맛보았다. 맛의 첫 인상은 단순히 ‘맛있다’를 넘어서 감동이었다. 그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사왔다. 만두집은 단골 위주로 운영되었고, 다른 손님들을 고려해 조금씩만 구입할 수 있었다. 세 번 가면 한 번은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가격은 10개가 담긴 포장이 2천원 정도였다. 당시 그 만두집은 인근 다른 만두집들과 비교했을 때, 맛과 가격 모두 우수했다고 생각한다.
![](https://sshong.com/wp-content/uploads/2024/01/우리가-사랑했던-식당-추억의-맛집-③홍제동-인생만두집01-1024x576.jpg)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인천 지인들과의 모임이었다. 그날, 우리는 만두를 3개씩 포장해 가져갔다. 어느정도 이동 거리도 있어 차가워진 만두임에도 불구하고, 모임의 사람들은 그 맛에 감탄했고, 모임이 있을 때 마다 만두 이야기 종종 했으니 우리의 ‘인생 만두집’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만두의 맛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가끔 그곳을 찾았지만, 어느새 발길이 뜸해졌고, 다른 사람들도 맛을 알게 되었는지 결국 만두집은 문을 닫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래 주인은 건강상 이유로 더 이상 만두를 만들 수 없게 되어 가게를 넘긴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저와 아내는 여전히 그 맛을 잊지 못해 서울 곳곳의 만두집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때의 만두 맛을 다시 찾지 못했다. 홍제동의 그 작은 만두집은 이제 우리에게 추억 속의 맛집으로 남아, 때때로 그 맛이 그리워진다.
이글을 작성하기 며칠전 아내와 홍제동 만두집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의 맛을 잊지 못했기에 다시 그맛을 찾고 싶기도 해서 그럴 수 있다. 그곳은 추억과 정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비록 그 만두집은 이제 없지만, 그곳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저희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맛있었던 만두의 추억은 오래도록 저희와 함께할 것이다.
(참고로 만두집 위치는 지리상으로 홍은동이며, 길 하나 사이로 명칭 다드며 아내와 저는 ‘홍제동 만두집’이라고 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