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이별이 있듯이, 식당과의 이별도 있다. 지인들과 자주 다니던 식당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서운함과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제는 다시 그곳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곳을 사랑했던 이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남는 곳이 있었다. 두번째로 다시는 맛볼 수 없는 사직분식의 청국장이다.
이 글은 “우리가 사랑했던 식당, 추억의 맛집” 시리즈의 두 번째 글이다. 첫 번째 글에서는 “인사동 간판 없는 김치찌개“를 다루었다.
요즘도 사직분식의 이름을 들으면, 그곳의 청국장과 두부찌개의 깊은 맛이 떠오른다. 2012년, 1인 기업을 하던 시절, 서촌의 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맛집은 힘겨운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당시 5천 원이면 푸짐한 한 끼를 제공하던 그곳은, 값진 만찬처럼 느껴졌다.
그 시절, 혼밥 문화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탓에, 혼자 식사를 즐길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식당 입구에 ‘1인 입장은 오후 1시 30분부터’라고 적힌 곳도 많았다. 그러나 사직분식은 달랐다. 혼자 방문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였으며, 저렴한 가격에 맛도 보장했기 때문이다. 메뉴는 청국장과 두부찌개 두 가지다. 둘이 가면 각각 하나씩 시켜 두가지 맛을 즐길 수도 있었으며, 주문 후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따뜻한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사직분식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분위기를 공유해, 바로 옆 테이블에서도 가벼운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밥과 반찬은 넉넉히 제공되어 추가로 가져다 먹을 수도 있었다. 특히, 매일 같은 반찬 중에서도 생선과 오이조림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서촌에서 소공동으로 이전한 사직분식을, 운 좋게도 내 사무실이 가까워 다시 찾았다. 사직동 시절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며 약간의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여전히 내 입맛에는 최고였다. 주변 지인들과 함께 방문하곤 했으며, 청국장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다시 단골가게가 되었다.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안타깝게도 사직분식은 문을 닫았다. 소박하고 따뜻했던 그곳의 추억은 이제 지나간 과거가 되었다. 오래된 친구와의 이별처럼, 사직분식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사직분식이 선사했던 진실된 맛과 정은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한 달 전, 아내가 이전에 자주 찾았던 사직분식의 청국장 맛이 그리워 네이버에서 ‘사직분식’을 검색해보았다.
…
하지만 검색 결과에는 사직분식이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