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챗GPT

AI, 기술을 넘어 의료의 언어를 바꾸다 – 한양대학교병원 강의를 마치고

지난달(10월), 한양대학교병원 의과대학 본관 6층에서 ‘AI로 만드는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의료원 미래의료위원회가 주관한 행사였고, 강의실에는 여러 진료과 교수님들과 의료진, 행정 담당자분들이 함께했다.
AI라는 기술이 의료 현장에 어떻게 활용되고, 그 변화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사실 AI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그게 의료에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이다.
이 질문 속에는 기대와 동시에 불안이 섞여 있다.
하지만 이날 강의의 핵심은 명확했다.
AI는 의료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료를 인간답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의 AI, 왜 필요한가

병원은 매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룬다.
진료기록, 연구 데이터, 회의록, 환자 안내문 등 모든 것이 텍스트와 이미지로 쌓인다.
그 모든 문서는 의료진의 판단과 결정의 흔적이며, 환자에게는 신뢰의 근거가 된다.
그만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AI는 단순히 업무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정보를 구조화하고 연결해주는 보조 장치로 기능한다.
예를 들어 회의록을 자동으로 요약하거나, 음성 녹음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고,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고서 초안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행정에 쓰던 시간을 줄이고,
환자와의 대화나 연구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환자를 위한 의료, AI로 가능해진다

AI의 핵심 가치는 환자 경험을 바꾸는 데 있다.
복잡한 의학 용어 대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정보를 전달하고,
이미지 생성 기술로 치료 과정을 시각화할 수 있다면,
환자는 의료 과정의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강의 중에 의료진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AI가 환자 설명서까지 만들어주는 세상이 오면 좋겠네요.”
이미 그런 변화는 시작되었다.
AI는 진료 후 안내문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요약하고,
그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의료의 언어가 환자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이다.

결국 환자 중심 의료의 완성은 의료진과 AI의 협업에서 비롯된다.

AI와 의료진의 협업, 새로운 표준이 되다

강의에서 나는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영상 판독 AI, 의료 문서 생성 도구, 환자 상담 요약 시스템 등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의료진의 동료로 일하고 있었다.
AI는 오류를 줄이고 반복 업무를 최소화하며, 의료진이 더 정교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협업 구조는 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진의 전문성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한다.
AI가 의료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의료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의료의 변화, 태도에서 시작된다

강의가 끝난 후 윤호주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AI를 기술로 보지 말고, 환자 경험을 혁신하는 촉매로 보자.”
이 말이 이번 강연의 모든 내용을 요약했다.

병원은 이미 데이터 분석, 문서 자동화, 환자 맞춤형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AI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의료진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환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를 묻는 태도였다.
그 태도야말로 AI보다 더 중요한 혁신의 시작이었다.

AI는 의료를 인간답게 만든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
의료 현장에서 AI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람의 마음을 남겨두는 것이다.
AI가 복잡한 기록과 데이터를 정리해주는 동안,
의료진은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과 주의를 쏟을 수 있다.
그게 바로 기술이 만든 따뜻한 변화다.


AI는 의료의 효율을 넘어, 인간 중심 의료 문화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의료의 언어를 바꾸고, 의료진의 시간을 돌려주며,
결국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의료의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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