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2017년에 출간한 《나는 1인기업가다》라는 책의 일부 내용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새로운 미디어와 산업 전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5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우리 세상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최근에는 당시 이야기 했던 인공지능 시대가 되었고 이로인해 직업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으니, 이전 보다 더 빠르고 다양해지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당시의 상황과 시각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되짚어 보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을 여기 블로그에 연재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현재의 상황에 맞게 내용을 수정하고 개선하여 다시 한 번 살펴볼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피드백도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함께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으면 좋습니다.
직장에 가장 적합한 자가 그곳에서 살아남는다
무능한 상사 아래에서 일하는 능력 있는 직원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어 퇴사를 결정하는 경우도 봤지만 왜 늘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궁금했다. 무능한 상사를 해고 하고 유능한 부하 직원이 회사에 남는 것이 회사에 더 나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답을 한 온라인 미디어에서 찾아냈다.
온라인 미디어〈ㅍㅍㅅㅅ〉에 실린 칼럼 “왜 무능한 상사가 회사에서 잘리지 않을까?”에 따르면, 직장에 가장 적합한 자가 그곳에서 살아남는다고 한다. 조직에 맞게 적응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직장에서의 생존은 능력의 유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직장에 적합한지 아닌지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채용정보검색엔진 <잡서치>가 2016년 3월, 직장인 6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문화와 직장생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에게 퇴사 생각이 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기업문화’ 가 꼽힌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직장인 53.9퍼센트가 “기업 문화로이직이나퇴사를결정하게된다”고 답했다. 직장인 세명중 한 명 꼴인 28.5퍼센트는 “퇴사 결정의 70퍼센트 이상 요인이 기업 문화”라고 답했다.
기업의 문화와 맞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불합리한 평가를 퇴사 이유로 꼽는다. 업무능력에 따른 평가가 아닌 내부 정치능력으로 업무를 평가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6년 3월 호 《시사인》의 <살고 싶어서 퇴사합니다>라는 기사에 실린 퇴사자의 고백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의회 사는 일을 통한 성과가 아니라, 내부 정치가 곧 능력이다. 업무내용을 설명해줘도 알아듣지 못하는 상사가 다른 이들에 비해 승진이 빠른게 정말 이상했다. 회사 내 온갖 부서와 커넥션이 있고 본부장이 가는 술자리에 다 따라다니는 게 비법이라고 하니 이런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면 결국 나올 수밖에 없다.”
토끼 vs. 거북이 중에 어떤 직장생활을 할 것인가?
“토끼는 거북이를 보았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았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서 보고 무릎을 탁쳤다. 이 글은 토끼가 경기에서 진 이유는 잠 때문이 아니라 목표 대신 경쟁 상대인 거북이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다를 바 없다.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만 의식하면 내직 장생 활은 상사에 의해 결정된다. 직장생활이라는 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느냐 없느냐 또한 상사에 의해 결정된다. 힘들면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포기하기 쉽다. 거북이처럼 완주를 위해 자신만의 목표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걸어야 한다.
나 역시 직장에서는 토끼처럼 살았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아침저녁으로 보고하고 그의 결정을 따랐다. 이를 거역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 저녁과 주말에도 직장인으로 살았기에 개인 시간이 늘 부족했지만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이런 생활에 지쳐 회사를 나와 1인 기업이 되면서 비로소 토끼가 아닌 거북이처럼 살게 되었고, 스스로 나를 고용하며 진정한 직업인이 되었다.
직장 생활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이라는 속담에 빗대 표현하는 것만 봐도 그 고됨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이 비유는 직장에서는 들어도 못 들은 척, 봐도 못 본 척 언행을 조심하라는 의미다. ‘메신저 감옥’이라는 말은 퇴근해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메신저를 가리킨다. 사무실을 벗어나도 일과 상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표현한 말이다. ‘출근충’이란 말도 있다. 출근과 벌레충자를 합친 말로 이른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박봉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직장인들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재치 있는 표현들이지만 마냥 웃기에는 씁쓸하다
회사는 전쟁터, 밖은 낭떠러지다?
직장인은 ‘회사는 전쟁터’라고 한다. 그러나 회사 밖은 낭떠러지다. 그러니 전쟁터에서 어떻게든 버티려 애쓰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회사 밖을 경험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현실은 낭떠러지가 아니라 ‘새로운 평야’라고 말한다. 누가 더 열심히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영역을 차지할 수도 있고 가치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회사 밖을 낭떠러지라고 추측하는 것은 바로 그 낭떠러지를 지나야 만 만날 수 있는 평야를 보지 못해서다.
나도 10년 전에 회사를 나와 직업을 찾았다. 회사에서는 생계를 위해 살았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해 많은 기업에서 제안을 받는다. 스스로 이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회사 밖 시간이 나에게 이로운 환경이 될 수 있게 투자해야 하고, 그럴 때 전문성이 길러진다. 전문성은 당신을 살린다.
조직을 떠나기 전 준비사항
•조직에 대한 이해 : 조직 밖에서도 조직과 일한다. 필요한 능력은 조직에서 쌓아야 한다.
•관계 커뮤니케이션 : 일을 풀어가는 능력이다. 산더미 같은 일도 대화로 조절해나갈 수 있다.
•일하는 방법 :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체계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찾고 시간 관리 방법도 고민하라.
회사는 더 이상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직업을 찾은 사람은 전문성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 좋은 직장을 찾기보다 자신의 직업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은 직업을 찾기에 좋은 곳이다. 전문성을 확보하고 외부 활동과 연계해 조금씩 영역을 확대해가야 한다. 취업 준비생의 취업은 직업을 찾기 위한 과정이어야 하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유튜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첸(Steve Chen)은 구글에 유튜브를 거액에 매각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유튜브를 매각한 후 그는 구글을 떠나 인터넷 회사 아보스AVOS를 창업했다. 그는 해산물 레스토랑 2층에 위치한 약 60평 규모의 장소에 새 사무실을 차렸는데, 탕비실이 따로 없어 화장실에서 컵을 씻어야하는 불편한 곳이었다. 이런 환경에 대해 스티브첸은 “일은 좋아서 하는 것이지 다른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스티브잡스는 암에걸린 후에도 계속 출근했고 애플의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무대에 나와 연설까지 했다.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쉬는 것이 답이었겠지만 잡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스티브첸이 일을 대하는 태도와 통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고생해서 이룬회사가 10억원에 인수되어 돈이 통장에 들어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스티브 첸처럼 일할 것인가? 아니면당장여행을떠나거나하고싶은것을할것인가?대체우리 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일이란 무엇이고, 성취란 무엇인가?
일은 곧 삶이다. 생명을 불어넣고 즐거움을 안기는 것이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열정을 느껴 자극받고, 이야기를 하다 더 큰일을 도모하기도 한다.
10억원이 뚝 떨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자주받는다. 나는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 나에게 더 가치있는 일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다. 또한 더 치열해질 환경을 담대하게 헤쳐 나갈수 있는 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싶다. 다시일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그만큼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일은 절대적이다. 1인 기업가에게 일이란 삶의 가치이자 추구하는 목표다.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고 일하지 않으면 그에 따르는 대가도 없으니 삶의 의미도 없다.
공부와 일은 다르다. 공부를 잘했다고 일을 꼭 잘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일에 맞는 공부를 하기 좋아 한다. 무작정하는 공부에는 관심이 적지만 이것을 배워 무언가 할 수있는 공부라면 다르다. 남들 보다 조금 먼저 1인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나는 그 뒤로 누군가에게 꾸준히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누군가를 돕는 과정은 일이자 공부다. 이처럼 일은 나를 계속 성장하게 한다.
때로는 일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다. 일찍 일어나야 하고, 하기싫은것도 해야 하고, 내 잘못이 아닌데도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
젊을 때의 일과 나이 든 뒤의 일은 다르다. 전망도 목표도 다르다. 젊을때는 미래의 가치를 추구하는 바가 크고 나이든 뒤의일은 생존과 궤를 같이한다. 살아가는 데 유일한 낙이기도 하다. 그러니 일하지 않는 삶은 재미도 의미도 없다. 1인 기업가로서의 길은 내 삶을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중 하나다.
나는 왜 혼자 일하게 되었나?
여기 달리는 열차가 있다. 당신은 4호칸에서 내려 5호칸으로 바꿔 탈수있다. 그러나 열차에서 내려 두발로 철로를 달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철로 끝이보여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할수 있다. 달리는 열차에서 내려 만나게 될 걱정과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달리는 열차에서 내리지도 못하지만 편하게 있지도 못하는 모습, 요즘 30~40대 직장인의 모습이다. 학교를 졸업해 직장인이 돼 여 러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신만의 생존법을 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는 엔지니어였다. 현장에서 경력이 쌓여 직급이 올라 관리자가 되었다. 관리자가 된 후, 현장에서 열정을 가지고 하던 일을 후배들에게 지시하는 사람이 되었다. 당연히 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줄고 일에서 느끼는 재미와 가치도 반감되었다.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일했던 시간을 생각하면서 다시 나의 일을 찾아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 독립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두려움 때문에 달리는 열차에서 선뜻 뛰어내리지 못한다. 그리고 어딘지 모를 종착역을 향하는 열차를 타고 무작정 달려간다.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기존 조직의 불합리성, 비효율성, 경직성 때문에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지도 밖의 길을 걸으며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다는 오랜 소망도 작용 했다. 용기가 필요한 두려운 일이었다. 어떤 사람은 응원을 보냈고, 어떤 사람은 만류했으며, 어떤 사람은 비웃었다. 그래서 최소장은 “나는 왜 조직을 나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질에 집중했다고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토 론] 1인 기업가 준비와 운영 (with 최인호, 최윤섭, 조은진)”, <나는 1인 기업가다>, 16편 1부)
그렇다면 나는 왜 안전한 직장을 버리고 혼자 일하게 되었나?
첫째, 불필요한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싫어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회의다. 매주 월요일 전체회의로 시작해 부서별 회의, 매출 회의, 프로젝트 회의까지, 점심을 시켜서 먹어야 할 정도로 회의가 이어진다. 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보고서 작성에 드는 시간도 낭비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또 보고서를 받아야하고, 외부팀과 협의 해야하는 자료와 업무조율에 상당 한시간이 소비 된다. 일과 큰 상관이 없는 회의를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회의에 치여 특별히 한일도 없이 오후 4~5시가 되고 이 시간이 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할 지경에 이른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둘째,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었다. 직장은 다니지만 전문성은 계속 떨어지고, 80세가 넘어서도 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스스로 직업인이 되는 것이었다. 나의 전문 분야와 평생 직업의 합집합을 찾았다. 오랜 고민 끝에 전문 작가와 강사로 직업을 구체화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블로그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나는 ‘혜민아빠’라는 필명으로 IT, 책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블로거로서 세상에 내놓았다. 블로그 운영은 꾸준히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쌓여 책도 출간하게 되었다.
나 역시 처음 열차에서 뛰어내리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철로에 내려와 걷다보니 충분히 혼자 걸을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렇게 11년 차 1인 기업가로 좌충우돌 생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