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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생각한다> 란 주제를 가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세 번째 인터뷰는 아버지 유품 속에서 발견한 노트 한 권에 적힌 7가지 편지 덕분에 젊은 가장(30대 직장인)이 새로운 삶을 찾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책 - <마지막 시작>의 저자 전용석씨를 만났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기 전에 독자들에게 말씀드려둘 사항이 있다. 이번 인터뷰는 대상자들이 해달라고 해서 하는 인터뷰가 아니다. 전혀 아무런 반대급부도 없는 상황에서 바쁜 분들에게, 오직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이 어려운 시기의 아버지들에게 적게나마 힘을 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려서 찾아가는 인터뷰이다. 그러다 보니 어디로 와달라고 하면 그 장소를 이렇다 저렇다 탓하지 않고 그냥 찾아가서 만난다. 시간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해의 소지나 미숙한 점도 없지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부탁드리건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쳐다 봐주시기를 간청한다. 손가락이 굽었건, 가늘건, 못생겼건 간에 가리키고자 하는 것은 달이기에.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을 알면서도 그게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이번에도 역시 전 용석 씨를 만난 장소는 그가 수련생들에게 명상 지도를 하는 장소인 그의 오피스텔 방이었다. 방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알쏭달쏭한 그림을 가득 그려놓은 종이들이었다. 명상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氣)가 움직이는 데에 따라서 그려지는(?) 그림이란다. 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니 그 깊은 연충(심충)을 어찌 알겠는가. 바로 인터뷰로 들어갔다.


Q. 저자님은 어떤 일을 하는지?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시나요?

책도 쓰고, 자기계발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강의도 하고, 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따로 계시는 아버님과, 아내, 30개월 된 아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글을 쓰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같이 놀아주는 시간이 많습니다.


Q. 지금까지 총 몇 권의 책을 집필 했나요?

책은 총 3권을 출간했습니다. <아주 특별한 성공의 지혜> <나를 사랑하며 산다는 것> 이라는 두 권의 책과, 이번에 3번째 책으로, 그 동안 일하면서 경험했던 것에서 얻은 메시지 중에,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정리 해보자 생각했고, 그런 내용 7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그걸 아버지의 편지로 전하는 형식을 빌렸습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자기계발서는 크게 2가지로 분류 된다고 봅니다. 저자의 말로 이렇게 해라고 하는 것, 또 하나는 책 속에서 스승이 나와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해야한다라고 알려주는 구조이죠. 이런 기존의 너무나 단순한 구조에서 탈피해보려고, 가족과의 관계에서 주인공이 변화해 가는 모습, 다시 말씀드리면 그것이 성취 지향 일변도가 아니라, 삶 속에서,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가슴을 녹여줄 수 있는 쪽으로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제가 보는 관점에서 요즘 자기계발은 너무 성취 지향 위주로 가고 있지 않나 싶고요, 그것도 너무나 포장 위주고, 껍데기 위주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모든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하는 대상이라 해도, 그 사람의 내면은 공허할 수 있거든요.
 1990년대 초에 어떤 문구회사 회장이 자기회사 빌딩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다고 하더군요. 나이는 일흔 살이 넘었고 엄청난 성공을 했는데도 말이죠. 물론 개인적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이런 것을 보면 일방적 성취 위주의 인생에는 큰 함정도 있다는 거지요. 진정한 변화는 자신이 충만감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가 행복할 때 오는 것이고, 게다가 주변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평화롭지 않고, 가정이 편안하지 않으면, 물질적인 성공도 의미가 없겠죠.



Q. 책 속에 소개된 7개 편지의 메시지는 어떤 것을 전달하고자 한 것인지?

진정한 변화의 열쇠는 자기 내면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요즘의 세태는 그에 반해 거꾸로 가고 있죠. 변화를 밖에서만 찾으려고 하니까요.

Q. 책 속에서 소개된 7개 편지 중에 가장 중요한 편지 하나를 소개 한다면?

맨 마지막 메시지가 ‘행동하고 실천해라’ 입니다. 한자로 표현하면,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이각(行行行而覺)”입니다.  가고가고 가다보면 알게 되고 행하고행하고 또 행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행동하다 보면, 처음에는 좌충우돌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Q. 30대 젊은 직장인이 가져야 할 ‘인생관’은 어떤 건가요?

  30대는 가정이 형성되는 처음 시기일 겁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도 잘못 끼운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직장인으로서 인생의 시작은 20대라고 볼 수 있지요. 즉 첫 단추를 끼우는 게 20대인데, 잘못 단추를 끼웠다 하더라고 그것을 바로 잡아 되돌릴 수 있는 시기가 30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늦어지면 단추를 다시 끼우기도 힘들고 어려워질 것입니다. 단추를 잘 끼고 못 끼는 것을, 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계적이고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 만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해나가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가정도 하나의 신뢰관계라고 볼 수 있겠죠. 처음에 시작하는 가족관계가 잘못 형성이 되면, 그 잘못된 방향을 50대 60대에 가서 고친다는 것은 힘든 일이겠죠.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새롭게 되돌릴 수 있는 시기가 30대라는 점에서 30대는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요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젊은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 30대에게 던지고 싶은 말은?

 모든 만물은 세월이 가면 굳어집니다. 어린 싹이 처음에 올라올 때 보면, 여리고 부드럽지만 점점 자라면 자랄수록 단단해지고 굳어지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아버지가 자식보다 더 굳어 있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근데, 그렇게 굳어 있는 아버지보고 사랑을 표현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아버지보다 더 부드러운 자식이 먼저 아버지에게 사랑을 보여드리고, 표현한다면, 아버지의 마음도 열리기가 더 쉬울 겁니다. 제 책에서 소개한 첫 번째 메시지처럼 "자기가 먼저 자신을 사랑하면, 그 사랑이 충만하면, 주위에도 보여 질 수 있게 되고, 그 사랑이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든 누구든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당신이 먼저 사랑을 보여라" 라고 하는 것 보다 내가 먼저 나를 열어놓고 사랑을 보여줄 때, 상대방도 사랑으로 화답하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편지를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쨌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모든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하고 있다는 겁니다.


Q. 경쟁적인 삶에 지친 젊은 가장들에게 꼭 이것만은 가족에게 해야 한다고 권할 것이 있다면?

 자주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명상이죠. 가족관계가 틀어지는 이유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행동이 객관적인 시점에서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는 겁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자꾸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아들로서 아버지를 처음 이해하게 된 때는 언제쯤 인가요?

 30대 초쯤입니다. 명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더군요. 그 전에는 내가 힘드니까, 아버지의 안 좋은 점들, 아버지가 자식을 힘들게 하는 것들만 자꾸 눈에 들어왔지,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 모습, 아버지가 느꼈을 삶의 고난과 힘들었던 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그걸 알게 되었어요. 자신을 자꾸 들여다보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그 힘이 커지면 자기뿐만 아니라 주변까지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것이 더 커지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고, 저도 그 순간 아버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버지가 제 나이 때(30대 초) 이미 결혼해서 자식이 있었고, 당시 안 좋은 일도 많았는데, 그런 일들을 경험하시면서,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을 텐데 모두 접으시고, 자식들에게 에너지를 쏟았구나, 그런 것들이 가슴으로 와 닿더군요. 그때 아버지가 이해되더군요. 눈물이 엄청 쏟아져 나왔죠. 그리고 나서는 정말 많이 이해하게 되었죠.   


Q.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말해 보신 적이 있는지? 포옹은?

 당연히 아버지를 사랑하죠. 근데 ‘사랑한다’라는 말을 해본 적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포옹도 한 적은 없고, 손을 잡고 걸었던 적은 있습니다.
 어머니하고는 스킨쉽이 자주 있는데, 아버지하고는 글쎄요 딱히 잘 안되더군요.
 아버지와의 관계는 사랑하면서 그걸 겉으로 쏟아내는 그런 관계가 아닌 것 같아요. 어떨 때는 무뚝뚝하고, 대화가 많이 없는 그 속에서도 뭔가 서로에게 애정을 은근히 가지고 있는 뚝배기 같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Q. 아버지의 이런 점을 닮지 말아야지 하면서 어느덧 내가 아버지와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없었나요? 또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은?

 많이 있어서 고쳤어요. 바로 버럭버럭 화를 내는 습관인데, 결혼 전까지 저도 그랬습니다. 연애 할 때, 일요일 아침에 아내 집 앞에까지 1시간 걸리는 데 서둘러서 갔어요. 그런데 30분이 지나서야 나오더군요. 늦게 나온 이유가 밥을 먹고 나왔다는 것 아닙니까? 전 아직 밥도 안 먹고 왔는데, 그래서 버럭 화를 내버렸어요. 아내가 눈물을 잘 흘리는 편이라서, 바로 울고불고 한참 난리가 났는데, 그 순간 퍼뜩 생각해보니 옛날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아차, ‘정말 이러지 말아야 되겠다’ 라고  결심하게 되었고 그 이후 고쳐지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저에게 이렇게 살아라하는 것을 강요한 적이 없었어요. 모든 걸 저의 자율적 판단에 맡겼는데 그만큼 저를 믿어 주신 거죠.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아버지도 딱 한번 제가 7년 동안 다녔던 직장 생활을 거둬치우고 명상 센터를 차리며 독립하자 직장 복귀를 강하게 권유한 적이 있습니다. 




Q.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날 때는?

 아버지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으세요. 아버지는 부산에 계시는데, 손자가 있으니까 손자 목소리를 듣고자 자주 전화를 하세요. 덕분에 아버님의 목소리를 자주 듣게 되죠.
 그 밖에는 같이 사시지 않으니까.... 가끔 만나 뵙고 나서 헤어질 때, 뭔가 모르게 가슴이 짠할 때가 있어요.


Q. 흔히들 ‘자식을 키우면서 아버지가 된다’라고 하는데, 아버지가 된 후 아버지를 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애를 낳아보니까 정말 실감이 나더군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이 자식이라잖아요. 애가 속을 썩이거나, 아프게 되면 아버지로서 마음이 정말 아프더군요. 그 때 “아하, 아버지도 이런 마음으로 나를 키우셨겠구나”하는 느낌이 절절하게 와요. 이건 경험을 해보지 않는다면 모르는 이야기일 겁니다.


Q. 아버지가 이렇게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다소 소심하신 편이세요. 지금도, 가스를 잘 잠갔느냐, 물을 잘 잠갔느냐, 밤에는 문을 잘 잠그고 자라, 그런 것을 자꾸 말씀하세요. 아버지가 공군 인사 장교 출신인데 일의 특성상 그런 게 몸에 배어서 그런 건지 잔 걱정이 많으셔요. 어찌 보면 자식 걱정이고 자상한 측면도 되지만, 다 큰 아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보다 좀 더 대범하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Q. 요즘 경제가 너무 어렵죠. 젊은 가장들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젊은 가장에게 격려가 되는 이야기를 한 가지만?

 ‘인간만사 새옹지마’ 라는 말이 있듯이, 현실적으로 살면서 항상 좋은 일만 생길 수는 없잖아요. 행여 일시적으로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그 일을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고, 성숙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지혜롭게, 모든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요즘 젊은 아버지들의 ‘프랜디’ 경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대를 반영하는 현상 아닌가요? 한 마디로 요즘은 여성성의 시대이니까요. 자연스레 그리 따라가는 것이겠지요.

...

인터뷰를 마치며 못내 궁금한 게 있어서 끝으로 ‘명상을 왜 언제 어디서 배웠습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돌아온 대답이 의외였다.
 
 저는 특정한 계파나 스승이 없습니다. 혼자서 명상을 배웠습니다. 시작한 것은 열다섯 살 때인데 그 때 동생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한 마디로 세상사는 게 힘들었죠. 그런데 그런 세상을 윤회하면서까지 살아야 한다고 그래요. 저는 살기 싫었습니다. 괴로운 세상을 그만 하직하고 싶기는 한데 다시 윤회한다면 그건 더 괴롭잖아요. 그래서 윤회가 없도록 해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명상의 길로 들어선 시초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이번 12월 부터 김용전작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버지 " <아버지를 생각 한다> 인터뷰 시작하며"  주관으로 진행하는 행사이다.
두번째 진행으로 개그맨 이홍렬님과 함께 했으며, 계속해서 인터뷰는 진행 될 예정이다.
만약 인터뷰에 참여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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