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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생각한다> 란 주제를 가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아버지를 뒤돌아봄과 동시에, 아버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시간을 할애한다. 그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부모교육 포털인 부모2.0 손병목 소장님으로 부모교육, 자녀교육 전문가인 그에게 아버지로서, 아들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오후 가회동에서 김용전 작가님과 함께 진행했다.
우선, 아이를 낳고 아버지로 살아가며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아버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손병목 소장님의 말에 공감했다. 소장님은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하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그 말씀이 아이를 낳고 아버지로 살고 있는 지금 깊이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안아(포옹) 봤느냐'는 질문에 소장님은 '없다'고 했다. 인터뷰를 통해 나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제는 아버지를 안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안고 싶은 마음이 드는 데 30년이 걸린 것이다.

어린시절 크게만 느껴졌던 아버지는 30년이 지난 지금 작아 보인다고 한다. 아버지의 삶의 무게가, 아버지로서의 고뇌가 아버지가 된 지금 가슴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손병목 소장님의 '아버지'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어떤 일을 하시는지? 부모2.0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학부모 포털 부모2.0(http://bumo2.com)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주로 김영사 내부에서 하는 일은 유-초등 교육 프로 개발하는 일을 맡고 있고, 외부에서는 부모교육, 자녀교육에 대해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부모가 되었을 때 가장 곤란했던 경우는 어디 물어 볼 데가 없었다는 거예요. 부모2.0 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부모는 바뀌어야 되고요 학부모는 또 다른 부모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학부모입니다. '부모2.0은 학부모이다'라는 뜻입니다.


학부모가 되었을 경우는 모든 것이 두려워 집니다. 물어볼 데가 양육 쪽 같은 경우는 장모님에게 물어보든 어머니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교육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디 물어볼 데가 없는 겁니다. 결국 정보를 검색해 보는데 정보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선택을 못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또한 제가 먼저 필요로 해서 이런 사이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보의 양은 많데 철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구현하기는 좀 힘들었어요.
철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배우자. 부모 교육의 대중화를 첫 번째로 들었고, 두 번째는 자녀에게 지식을 주입하기 보다는 공부습관을 가르쳐야 한다는 겁니다.
두 가지 철학을 전제로 해서 기존의 지식과 질의응답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철학이 전파되고 그런 분위기와 사회적 흐름을 만드는 것이 부모2.0의 목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가족에 대해서? 그리고 행복하신지?
제 가족은 저와 아내, 딸, 초등학교 1학년 이렇게 셋입니다.
무지 행복합니다. 성격 자체가 제가 하는 일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느끼는데, 지금하고 있는 일로 바꾸면서 제게는 더 좋아졌습니다. 어떤 거냐면 가정을 평화롭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까 가장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저라는 거죠. 부모교육, 자녀교육 대화법을 공부하면서 제일 먼저 쓰는 게 저예요 실제로 집에서 그러다 보니까 변화를 체득하게 되고 그 내용을 강의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Q. 자녀와 대화는 얼마나 하시나요?
평일에는 잘 못합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새벽에 와서 밤늦게 가기 때문에 자주 못 보는데, 주말에는 48시간 같이 있어요.
주말아침에는 가급적 아침식사를 제가 준비하는데 딸아이가 무척 기다리고 있어요. 밥을 먹고 공부하고 도서관가고 낮잠 자고 이렇게 48시간을 같이 있는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야 남들한테 부모교육을 이야기 하는 것에 진실성이 담보되지요. 의무적으로라도 해야 하는데 저는 제가 좋아서 합니다.


Q. 아이에게 공부 습관을 도와주려면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공부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은 부모는 절대 공부를 가르칠 수 없어요. 부모가 괴로웠던 공부 경험을 버리지 않는 이상 절대 제대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수학은 너무 어렵다 힘들다 그건 무조건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부모의 경우에는 똑같이 유도할 수밖에 없어요. 재미라는 것에 대해서 부모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 재미는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나는 정서적인 재미가 있고, 하나는 인지적인 재미가 있어요.
정서적인 재미는 보기만 해도 즐거운 거, 학습만화, 개그콘서트, 만화책, 여러 가지 보고 그런 건데 이런 것은 한계가 있거든요. 진짜 중요한 것은 인지적인 재미인데 뭔가 새로운 것을 알고 느끼는 재미가 있어요. 공부는 바로 이건데 욕심이 많다 보니 이런 인지적인 재미를 상실하게 되요. 알아가는 재미보다 알아야 할 것이 많아지는 거죠.

애들에게 정말 공부를 재미있게 가르쳐 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면 인지적인 재미를 회복시켜야 됩니다. 평가로부터 가정에서라도 자유롭게 해 준다면 공부에 대한 재미가 생길 것이고, 재미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그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하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산에 안 올라가는 사람은 왜 내려올 걸 올라가느냐 그래요. 근데 이런 사람이라도 몇 번 끌고 산 정상에 올라가는 경험을 시켜주면 다음부터는 합니다. 그런 쾌감을 느껴야 되는데,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쾌감을 느끼기 전에 지겨움부터 느끼도록 어머니가 유도해요. 그 방법이 뭐냐면 아이들이 알아나가는 속도를 조절하는 겁니다. 결론은 엄마가 먼저 공부는 재미있다라는 것을 느끼지 않으면 아이에게 공부습관을 들이기 힘들다는 겁니다.


Q. 딸아이가 9살인데, 저녁 9시 이전에는 자기생활이 없어요. 학교 공부며, 학원 가는 것 때문에 여유가 없더군요. 이런 것이 옳은 건가요?
교육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부모가 판단하는 것이고, 부모가 판단한 거에 대해서 남들은 절대로 잘했다 못했다라고 이야기 할 성질이 아니라고 봐요. 저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질문이 오면 저라면 제 방식대로 다르게 생각할 것 같아요.
별거 안 시킨 것 같은데 짜보면 빡빡 하잖아요. 그럼 별로 안 시킨 것이 아니잖아요. 스티븐 코비 박사가 말했던 소중한 것을 먼저 해라 등과 같이 시간관리 툴로 봤을 때는 실제로 꽉 차있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급하고 바쁜 일들로 매일매일 꽉 차있는 겁니다.
미리미리 가지만 근본적인 소중한 것을 먼저 해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급한 것들을 하게끔 부모들이 스케줄 표를 짜 놓는 거예요. 애가 학교 갔다 와서 잠자리 들기까지 뭘 하고 있는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부모가 펼쳐놓고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중요한 것은 거기서 빠져 있고 부모의 원칙이 없어요. 자녀교육에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인 특징이 그 사람들은 남의 말을 안 들어요. 남의 말을 안 듣는 이유는 자기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저렇다 이렇다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 난 이렇게 간다.’ 그러는 겁니다.

교육에 대한 원칙은, 첫 번째는 내가 우리아이 어떻게 키울 것이냐를 한 줄로 써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부모가 생각하기에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와 근본적인 능력의 차이는 뭐냐 이걸 스스로 판단해서 써봐야 해요. 예를 들어 대부분의 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하는 아이는 집중력의 차이가 있다 그래 놓고 막상 아이에게 집중력 공부는 안 시켜요. 집중력이 정말 중요하다 해놓고, 교사가 공부 잘 시키기를 바랄 뿐인 거죠. 그건 자기 가치랑 다른 거죠. 다시 말해서 그 가치는 잘못된 가치죠. 예습 복습 다 중요하다 그러면서 정작 안 시켜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중요한 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그래서 자신만의 교육의 원칙을 써 보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부모의 공부원칙, 난 이걸로 생각한다 이거 집중적으로 잡는다, 난 국어공부는 이거라고 생각하고 수학공부는 이거라고 생각하고 영어공부는 이거라고 생각한다. 수학공부 잘하는 100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학공부 잘하는 한 가지 원칙이 중요한 것이고, 우리 아이 잘 키울 수 있는 100가지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잘 되는 한 가지 원칙이 중요한 거거든요. 그걸 사람들이 몰라요. 그래서 흔들린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아이에게 필요한 3대 공부 습관이 어떤 것인가요?
3대 습관은 정독습관, 절차적 사고습관, 예습복습습관 이라고 했는데, 왜냐하면 공부 때문에 공부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나누는 근본적인 기준이 뭐냐 이거죠. 그걸 물어보는 사람들의 집중력이니 사고력이니 이해력이니 여러 가지 말하는데 제가 이곳에서 십 년 넘게 느낀 것은 한가지 밖에 없어요. 공부 잘하는 아이는 혼자공부 합니다. 고3 인데 전체 시간 중에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보면 됩니다.

그때까지의 혼자 공부하는 능력이 있는 것은 책을 읽고 이해한다는 거구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물어보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구요, 그날 배운 거 그날 끝낸다는 거예요. 혼자 공부하려면 정독해서 독해력을 키워야 하고 절차적 사고를 매일매일 연습해서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고, 예습복습을 꾸준히 하면서 그날 배운 것을 그날 끝나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공부는 기억 게임이거든요 그걸 충실히 해 나가는 3가지 습관이죠. 그러면 혼자 공부 할 수 있다, 혼자 공부하기 때문에 공부 잘할 수 있다, 이렇게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초등학교 어머니는 언제까지 가르쳐주어야 하는지 답답해하는데, 그 어머니 인생을 100살이라 보더라도 전 인생 중에 아이들에게 학습지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가 초등학교가 끝입니다. 중, 고등학교? 어차피 못해요 애가 혼자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끌고 간다 해도 절대 끌고 갈 수 없는 시기거든요. 이 시기 동안 어머니들이 3대 습관을 다져주면 중, 고등학교 때에는 어머니 할 역할이 크게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3대 습관이 중요합니다..


Q.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배워야 된다고 봅니다. 아이를 낳으면 자동적으로 부모라는 단어는 생기고 부모라는 지위는 생기지만요, 부모역할을 하려면 무조건 배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부모라는 것 자체는 어떻게 보면 아이를 제대로 지도하고 양육해서 올바른 아이로 키우는 의무가 있는데 그것은 배워야 되는 겁니다. 다른 모든 것을 배우면서 부모역할을 안 배우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나쁜 것을 대물림 하게 되는 거죠. 좋은 대물림을 위해서 배워야 된다고 봅니다.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 배우다 보면 인간전반적인 관계랑 똑같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 자녀를 잘 가르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기 인생에 엄청나게 도움이 되요. 부모역할을 배우는 것이 결과적으로 회사생활, 사회생활 모두가 도움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배워야 합니다.


Q.  아빠가 딸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르치기 보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아이를 가르치는 사명서가 있어요. (사진참조) '나의 사랑하는 동주가 스스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헌신하며'가 딸에 대한 교육원칙입니다.
‘스스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수 있는’ - 이게 전체원칙입니다. 나머지는 거기 위배되는 예외 사항이 발생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손병목소장의 사명서- 나의 사랑스런 딸 동주




Q. 귀하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순수했어요. 순수하다는 말은 세련되지 못하다는 건데, 세련되지 못하기 때문에 늘 갈등요소가 있었죠.
왜냐면 어른과 아이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순수하면 순수할수록 커뮤니케이션의 장애가 더 크다는 거죠. 부모님이 느끼는 그대로를 아이한테 그대로 말씀하잖아요.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들이 말하는 것들은 경험적 깨달음을 가지고 말을 하거든요. 넌 이렇게 사는 게 좋다라고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근데 그 내용의 대부분은 경험적 깨달음이고 아이들은 경험적 깨달음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을 쓰레기로 받아들입니다. 그 과정이 30년가량 지속되는 거죠.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이해를 하고 또 철없이 그렇게 대들었던 것이 죄송스럽고 그런 거죠. 저는 지금 이것을 반복하기 싫습니다. 아버지는 너무 순수했고 보통아버지처럼 아이를 너무 사랑했고 그래서 너무너무 올바른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올바른 이야기를 30년 동안 올바르지 않다고 느낀 겁니다.


Q.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 있다면?
배운 것은 지금 살아 있다는 자체가 말로 표현할 수 정도로 다 배운 거죠. 뭐냐 하면 지금 이런 성격을 준 건 아버지예요 그럼 다 된 거죠. 나머지는 어차피 개인 몫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이의 성향, 즉 성격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서울 올라와서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다는 것, 맏이로서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간 것, 비록 어렸을 때 매 맞고 컸지만 어쨌거나 그 당시 다 맞았으니까요. 이런 적극적인 성격은 아버지가 만든 거고, 그걸로 인해서 깨달아 진 거지요.


Q.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날 때는 언제인가?
좀 뚱딴지같은 답변인데요. 거울 볼 때예요 거울보고 깜짝깜짝 놀래요 아버지가 거울에 있으니까요. 진짜 깜짝 놀래요. 예전에는 보고 싶다 말을 못했는데, 남자들은 사실은 술 마실때 아니면 웬만하면 보고 싶다는 건 없어요. 여자들처럼 다정다감하지 않아서 웬만해선 안 보고 싶은데 군대가서 휴가 나와도 집에 안가고 애인이나 만나고 싶지 다 그런데, 커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집에 내려가는 것보다 집에서 처자식이랑 같이 있는 것을 원하는데 거울 볼 때 마다 깜빡깜빡 아버지를 보게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거예요.



Q. 아버지의 사랑을 가장 진하게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
있죠. 생각만 해도 눈물나는 게 뭐냐면 예전에 아버지가 유리그릇 만드는 기술자였어요.  80년대 중반 이후 사양사업이 되면서 직업군이 없어진 거죠. 그리고 저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왔고 그때 아버지가 선택했던 것은 흔한 말로 노가다였는데 왜냐면 당시로서는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었죠. 지나고 나서 그 말씀을 하신 거죠. 다른 거 다 괜찮은데 아버지가 그런 어떤 (이 대목에서 울먹이다).... 말을 못해요.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든 게 저였고 그전에도 힘든 일은 하셨지만 그러다보니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시는 거죠.

당시 사양산업으로 인해 배우신 게 없었기 때문에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 생각 자체가 너무 이기적이거든요 그러니까 애를 키워봐야 아는 거죠?
순수하다는 이야기가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깊이 안 된다는 거죠. 저는 부모가 그렇게 벌어가지고 학비 올려 보내는 게 당연한 거로 받아 들였으니까요.


Q. 살면서 아버지와 의사소통은 어땠나요?
아버지는 굉장히 무서웠기 때문에 대학교로 탈출하다시피 서울에 온 겁니다. 뭔가 서울에서 해보고 싶었어요. 아버지 영역 밖에서. 근데 서울 와서 이렇게 몇 년 학교 다니고, 군대까지 제대하고  대구 내려가 보면 그 사이 아버지가 너무 바뀐 거예요.
예전에 쏟아 부었던 에너지가 100이라면 어느 날 가보니까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50이예요 갑자기 떨어진 거예요 너무 충격 받은 겁니다. 아버지가 성격이 우락부락 막 이야기 하는 그런 것이 완전히 사라지신 거죠 지금은 뭐냐면 아들 눈치 보시죠. 지금은 제발 잘 살아라. 이 힘든 시기에 어디 잘리지 않고 제발 잘 살고 우리 걱정하지 말고.... 그런 생각만 가지시는 겁니다. 전화 통화하는데 길게 안 하세요 짧은데 짧은 말 속에 내포되어 있고 이제는 그걸 읽을 수 있는 거예요 예전에는 읽을 수가 없었어요.


Q. 아버지와 포옹한적이 있나요? 없다면 하시고 싶은 생각은?
아마 없을 걸요
이젠 자유로워요. 이젠 아버지를 안아주고 싶죠. 아버지는 이젠 작아요.


Q. 자녀를 키우면서 아버지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힘들게 느껴지는 중간에, 불과 1~2분 정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거는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바로 정정해 버리니까 지금은 없어요. 애가 잘 커왔고 아버지 말을 너무나 잘 따르고 있고 아버지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힘든 게 있을 수 없죠.
힘든 건 상상 속에 있는 거죠. 뭐냐면 애가 아프면 어떨까 생각하면 괜히 미리 앞질러 고민하는 거지 나머지는 없어요.


Q. 아버지가 이렇게 사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면?
아버지가 세상을 영리하게 사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죽자 살자 일하셨는데 가진 게 없냐 이거죠. 기회는 너무나 많았는데 결과는 없어요. 세상을 영리하게 살아가는 방법 보다는 진짜 열심히 사세요. 제가 새벽 4시에 일어나요 하루 4시간 자요 그렇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진 것이 부모거든요 부모님이 게으른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전 그걸 닮아가지고 게으른 사람을 보면 짜증나거든요 직원들에게도 일 못 하는 것은 봐주지만 게으른 것은 못 봐줍니다. 일 못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노력하게 만들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느리지만, 근데 게으른 것은 절대 바뀌기 힘들다 어지간해서 바뀌기 힘들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 성실함에도 불구하고 현대 자본주의가 원하는 그런 방식대로 살지 않으셨나 이런 어떤 아쉬움이나 안타까움 같은 게 부모님을 보면 있죠.


Q. 요즘 경제가 너무 어렵다. 여자도 힘들겠지만 남자들, 특히 아버지는 더욱 심리적으로 힘들 것이다. 아버지들에게 격려가 되는 이야기가 있다면?.
부모이기 전에 한 개인입니다. 부모로서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는 것 보다 나의 인생이 뭐냐 그걸 고민해야 됩니다. 부모로서 가정에서 어깨가 처진다는 것은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고 있는 사람이에요. 부모는 역할이 있을 뿐입니다. 그건 매우 중요하고요. 하지만 그전에 개인으로서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이 있는 거죠. 그런 과정을 느끼지 못하고 순간순간을 해결해 가다 보니까 위기가 오면 바로 어렵다고 느끼는 거고, 그런 것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서 제일먼저 하는 말이 대화법 보다는 부모의 인생목표를 써봐라, 사명서 써봐라, 어려워서 잘 안 되면 한 줄이라도 꼭 써봐라, 어떤 사람이 되겠다, 아이한테 어떤 부모가 되겠고, 부모한데 어떤 아들이 되겠고, 친구들에게 누가 되겠고, 남편한테 어떤 아내가 되겠다, 한 줄이라도 쓰지 않으면 늘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거거든요. 먼저 그것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부모로서 위치보다는 개인으로서 어떤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생각이 듭니다.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해가지고 거기서 다시 생각해 보는 거지요. 저도 주기적으로 몇 년에 한번 그렇게 추락하게 되는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2~3일 동안 열병을 앓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뭐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뭐냐, 그럼 이거라도 해보자, 그런 것을 잘 도출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내가 일을 하는 것과 남이 주어서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위기는 어차피 자기 스스로 이런 과정에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전 작가 추가 질문>
Q. 많은 학부모들이 ‘공부는 괴롭다, 재미없다’라고 느끼는 쪽에 속할 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그 분들은 자녀에게 공부를 어떻게 시킬 수 있나? 희망이 없나?
 아닙니다. 그걸 아는 사람한테 들어서 부모가 지금이라도 느끼면 됩니다. 아하 그렇구나, 공부는 하기에 따라서 재미있는 것이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 공부는 괴로운 것이지만 무조건 해야한다 라고 우격다짐으로 시키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손병목 소장 소개
현 김영사 무한지식충전소 소장, 학부모 포털 부모2.0 (www.bumo2.com) 대표로 있음
「한 번 익혀 평생 가는 초등 공부 습관」등으로 초등교육, 부모교육 강연 진행
주요 저서로는 <동양고전강의> <공습-공부는 습관입니다>
2005~06년 <한겨레>에 '손병목의 독서퍼즐'을 연재

부모2.0 홈페이지 ((http://bumo2.com)



이번 인터뷰는 이번 12월 부터 김용전작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버지 " <아버지를 생각 한다> 인터뷰 시작하며"  주관으로 진행하는 행사이다.
첫번째 진행으로 부모2.0 손병목소장님과 함께 했으며, 계속해서 인터뷰는 진행 될 예정이다.
만약 인터뷰에 참여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 하지 못한 말들은 근처 술집에서 김용전작가님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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