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행사는 작가에 대한 관심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성황리에 끝났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번 방문은 일 때문만은 아니라며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을지 겸손해 하기도 했다.
기자간담회 1시간 동안 출간된 '왕국' 과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에 대해 질의응답을 했고, 간담회후에는 근처 '청계천' 을 들러 봤다.
그녀는 '바나나' 라는 필명으로 불리는데, 이유가 재밌다.
바나나꽃을 굉장히 좋아해서, 그 이름으로는 성별을 알 수 없어서, 바나나라는 과일은 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과일이어서 사용한다고 했다.
요시모토 바나나=본명 요시모토 마호코(吉本 眞秀子). 1964년 일본 도쿄 출생. 문학평론가 아버지와 하이쿠(俳句)를 쓰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때 소설가를 꿈꿨고 스물 네 살에 소설가가 됐다.
어린 시절 꿈이 작가였고,그녀는 그 꿈을 24살에 이루었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전업 작가로 활동했다면, 지금은 육아에 전념하느라 작품 생활을 좀 접은 상태라고 한다. 주부로서 생활하지만 소설은 계속 쓰고 있다고도 했다.
<청계천에 간 '요시모토 바나나'>
[왕국]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08년 5월 26일 오후 2시
바나나는 사람과 사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조금씩 한국과 친해지고 싶다고, 이번 방문에선 한국 땅을 밟아보고, 다음 방문땐 팬 여러분과 만났으면 했다.
기자간담회에는 사람들은 그렇게 의식하지 않는 듯 편한 복장이었다.
그녀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특히 순두부를 좋아해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먹는다고 한다.
<기자간담회 진행 중인 '요시모토 바나나'>
[당일 진행했던 기자간담회 녹취 후 기록한 일부 자료]
질문: 바나나라는 개인에 대해서 소개해 주십시오. (사적인 부분 포함) 또 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이 당신의 소설에 열광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나나: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실제로 작가가 된 것은 스물네 살 때입니다. 20년 동안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지금 현재는 작품 생활을 좀 접은 상태에서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매사를 귀찮아하는 성격이어서 여행도 별로 즐기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저를 불러주시면 그때 타이밍이 잘 맞으면 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침 한국 팬들로부터 메일도 많이 받았고, 왕국이라는 책도 출간되었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일상은 그렇게 특별히 얘기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주부로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소설은 계속 쓰고 있습니다. 제 작품은 어떤 나라에서든지 비슷한 타입의 독자들이 읽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춘기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음이 섬세하고, 감수성이 강한...세상과 잘 교류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것들이 제 소설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입니다. 제 아들에 대해서 얘기하자니 특별한 게 없어 별로 말씀드릴 것이 없네요. 5년 전쯤에 제 공식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그 사이트에 매일 일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 일기를 보신 전 세계의 독자들이 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 팬들이 많고, 일본어로 메일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가이드북을 봤더니 선술집 중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이름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질문: 아까 독자들이 감수성이 강하고 세상과 교류를 잘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 점 작가와 닮은 점이 있습니까?
바나나: 저는 지금 마흔네 살입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세상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역시 젊은 시절에는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면 좋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경험이 독자들을 구하는 길잡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은 현실이 아닙니다. 우화입니다. 마음에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 독자가 제 소설이라는 하나의 세계에 들어가서 그 세계를 경험하고 다시 나오는 것, 거기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세계에 들어갔을 때의 심리와 나왔을 때의 심리, 그것이 한차례 여행을 다녀왔을 때의 기분, 온천에서 깨끗이 씻고 나왔을 때의 기분, 그런 기분을 맛보게끔 하기 위해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은 현재 젊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을 하는 사람이 하루만이라도 그 자살을 늦춰주길 바라는 그런 심정으로 소설을 쓴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그렇게 바라고 생각해도 결국 죽는 사람은 죽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그 이전 단계에서 그야말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있지만, 일본은 특히 그렇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저는 제가 젊은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그 우화의 힘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아까 해리 포터 같은 판타지를 쓰기 위해 왕국을 썼다고 하셨는데, 이때의 판타지가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바나나: 제가 쓰고 있는 작품은 어떤 형식이든 우화입니다. <왕국>에서는 그 우화성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전형적인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판타지적 요소가 더욱 강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질문: 그런데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일종의 리얼리티 아닙니까?
바나나: 진정한 의미의 비판이기보다는 단순화시킨 비판입니다. 판타지의 한 요소로서 들어간 것입니다.
질문: 한국 팬 여러분이 메일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무엇입니까?
바나나: 한국 독자분들이 일본어로 메일을 보내주시는 데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군데군데 틀리긴 했지만 그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중에는 졸업 논문을 요시모토 바나나로 쓴다고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라는 메일도 있었습니다. 한 해에 몇 명 정도는 그런 분이 계십니다. 그 점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질문: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것이 변했을 텐데, 아직도 그렇게 젊은 감성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습니까?
바나나: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강한 감수성이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소설을 읽어주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질문: 아까 일본의 젊은이들이 많이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회적인 이유가 있습니까?
바나나: 제 자신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사회가 너무도 급작스럽게 변화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요. 일본의 어떤 비정상적 상태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파악이 덜 된 상태입니다. 아까 일본의 자살률에 대해 말한 적 있는데, 입욕제에 어떤 것을 섞으면 독가스가 발생하는데, 그런 방법으로 자살하는 것이 굉장히 유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왜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의문을 품습니다. 제 작품은 감수성이 섬세한 사람들에게는, 비트 세대에게 있어 잭 케루악의 <언더 로드>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질문: 아까 소통을 잘 못하는 청소년들이 주된 독자로, 그들을 위해 쓴다고 하셨는데, 바나나 씨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그런 인물들로, 결말에서는 비슷한 사람을 만나 소통의 가능성을 찾고 구원을 받는 내용을 쓰셨지요. 정말 그런 결말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아까 말했듯 단순히 우화적 요소로 삽입하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또 자신에게 있어 구원의 요소는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세요.
바나나: 현실이란 육체가 동반된 것입니다. 그거 하나만 가지고도 소설의 세계와는 이미 다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판타지의 힘,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정신적인 힘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현실 속에서 굉장히 슬프거나 분한 일이 있을 때 그게 원인으로 육체적으로도 힘들어져서 병이 나거나 했을 때, 그 사람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거나 연극을 본다거나 해서 관람하는 두 시간 동안은 자신의 슬픔이나 괴로움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어떤 힘을 얻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실제로 무엇을 위해서 구원을 받을 것인가는 다 다릅니다. 상처를 받고 굉장히 힘들어 할 때, 보다 현실적이고, 자기보다 더 큰 상처를 안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고 구원을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걸레질을 한다든가 하며 모든 것을 잊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장소는 아주 특수한 장소입니다. 그곳은 감수성이 아주 강한 사람들의 장소입니다. 현실과 아주 많이 닮은, 의도된 판타지를 봤을 때 사람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특수한 사람들을 위해서 저는 소설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는 제 소설을 읽는 것이 현실과 싸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끔이지만 제가 의도한 대로 아주 소설이 잘 써졌을 때, 그 소설이 보편적인 힘을 가졌을 때는 감수성이 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어떤 작용을 합니다. 그것은 제게 어떤 덤 같은 것입니다. 평소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감수성이 강한 사람들에게 어떤 힘을 주고자 소설을 씁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역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전쟁에 집중해서 전쟁 영화만 만드는 사람도 있고, 또는 아주 비참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판타지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소설을 보면 롤 모델이 있는 것 같아요. <왕국>의 할머니나,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유리라든가. 그런 인물들은 바나나 씨가 되고 싶은 미래의 인물입니까, 아니면 모델이 있습니까?
바나나: 그렇습니다. 의지가 될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굉장한 할머니들이 많습니다. 걸어가기만 해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돌아보는 그런 할머니도 있습니다.
질문: 여태 바나나는 국제적인 독자를 염두에 둔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나나라는 필명도 그렇고,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다는 선언도 그렇고.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미루어 보면 자신은 아주 특수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 건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바나나: 감수성이 강한 사람은, 전 세계에 다 있습니다. 아주 한정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굉장히 깊이 들어가면 그것은 보편성과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20년 동안 작품활동을 하면서 그 가운데 몇 번은 세계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했다고 생각합니까?
질문: 그럼 여전히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나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기사상으로는 그렇게 쓰이는 일도 있습니다. 지금 이런 형식의 기자회견은 처음입니다만, 말하는 걸 바로 노트북으로 옮기는 건 처음이라 아주 놀랍습니다. 어딜 가나 메모하는 걸로 그치는데, 그래서 꼭 노벨상을 타고 싶다는 등 잘못된 기사가 나더군요. (웃음) 이렇게 노트북으로 옮겨 적으시면 그런 오류는 안 날 것 같습니다.
질문: 한국에 처음 오셨으니, 어디 가고 싶으신 곳이 있습니까? 그리고 한국의 인상은 어떻습니까?
바나나: 이번 여행은 2박 3일의 짧은 여행입니다. 사실은 한국의 시골에도 가고 싶습니다만 이번에는 힘들 것 같고요. 한국 친구들이 많습니다, 전. 또 일본 사람치고는 한국 음식을 굉장히 잘 먹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한국과 위화감이 없습니다. 미지의 나라라는 감각은 없습니다. 순두부를 아주 좋아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 소설이 우리나라에서 아주 인기가 있는데, 그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바나나: 지금의 일본 소설은 굳이 일본이라는 나라들을 강조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감각이 젊은이들에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의 묘사가 아주 섬세하고, 사람마다 마음속에 있는 섬세한 부분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게 자기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내 소설은 우화다, 라고 하셨는데, 바나나 씨가 생각하시는 우화란 어떤 것입니까. 자전적인 요소는 완전히 배제한 것인지, 일본의 사소설적인 부분과는 어떻게 단절된 것입니까. 또 이번에 내신 <왕국>은 최신작입니까?
바나나: 최신작은 아닙니다. 이 작품은 2002년에서 2005년에 걸쳐 쓴 작품입니다. 그 후에도 작품상의 변화는 계속 있었습니다. 일본의 사소설과는 완전히 극점에 있는 소설입니다. 진정 훌륭한 작품은 우화적인 분위기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사소설은 제가 굳이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제가 쓰고 싶은 소설의 뿌리는 고대의 민화 같은 것입니다. 그것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자전적인 요소는 없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듣고 보고 경험하는 일들을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다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왕국>에 나오는 눈 먼 점술가 같은 인물도 제 주변에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현실 속에는 제가 지어낸 얘기보다 더 드라마틱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질문: 몇 해 전에 오에 겐자부로가 한국에 왔을 때, 일본의 젊은이들이 현실에 너무 무관심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작가들이 역사나 정치를 소재로 글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해변의 카프카>에서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언급했듯 바나나 씨도 그런 부분에 대해 쓸 계획이 있으십니까?
바나나: 제 소설에도 현실 속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들이 반드시 들어가 있습니다. 너무 깊게 숨겨 놓았기 때문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실이 반드시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작가들이 어떤 스타일을 취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왕국>을 쓴 이후로는 아주 좁은 의미의 어떤 조건을 붙여서, 그 조건 지은 상황 안에서 굉장히 깊이 들어가는 그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취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애가 제 품에서 약간 떠나갔기 때문에, 원래의 자세로 돌아가서 한 작품 안에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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