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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갈비'의 역사는 꽤 길다.
내가 국민학교시절부터 기억을 하니 그 이전부터일 수도 있을 것인데. 내가 기억하는 건 국민학교 때다. 아빠가 '서서갈비'라고 사다 주시는 봉지에 들은 갈비를 집에서는 찜처럼 익혀 먹었는데 달달 하면서도 연한 고기 맛에 상당히 좋아했다. 국물에 밥까지 비며 먹는 마무리까지 꼭 해야 먹은 것 같았다.

그 갈비가 아직도 신촌에 있다.
서서 먹는 갈비라 '서서갈비'라고 이름을 붙인 것 같은데..어렸을 적에 아빠랑 다녔던 '서서갈비'의 가게는 지금보다 많이 허름하고 갈비 냄새 가득한 집이었다.
그 집이 이전해서 지금의 가게로 옮겼는데 옮긴지 몇 년 안된 듯 하지만 여전히 손님은 벅적대고 갈비맛도 똑같다. 이 집의 특징은 그날 분량의 갈비를 팔면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손님이 많다는 증거다. 어떤 때는 오후 6시가 좀 넘은 시간인데도 고기가 떨어져 문을 닫는 때도 있다. 그만큼 이른 저녁을 먹으러 움직여야 하는 곳이 서서 갈비집이다.
가면 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별 거 없다. 아니, 소박하다 못해 뭐라고 해야 하나..순수하게 갈비만을 위해 왔다고 생각해야 맛나게 그 분위기를 즐기며 먹을 수 있다.
갈비 1대 12000원이란 메뉴가 끝이다. 인분이란 단위를 사용 안하고 이 집은 1대란 단위를 사용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수원갈비마냥 큼집한 갈비가 1대다. 이동갈비의 2배정도는 되지 않을까. 갈비에 살도 넉넉히 붙어 있어 먹음직스럽다.

일단 갈비를 시키면 기본 세팅이 된다. 스뎅 젓가락, 양념간장, 풋고추, 집에서 담근 것 같은 언제나 덜 익은 맛의 고추장이 전부다.
도라무통 같은 철통을 빙 둘러서서 연탄가스를 맡으며 구워먹는 갈비의 맛이 꽤 좋다. 허름한 6,70년대를 느낄만한 인테리어도 도라무통과 소박한 밑반찬이 어우러져 오히려 반듯한 뭔가가 있으면 옥의 티처럼 느껴질 정도다.

일단 갈비가 익으면 서빙 하시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대기만 해도 잘리는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준다. 그 갈비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갈비를 재워둔 그 양념국물에 담궈 먹는데 입에 넣을 때 뜨겁지 않으면서 양념과 잘 구워진 고기의 맛이 환상으로 어우러져 젓가락이 계속 간다. 1인당 적어도 2인분은 먹어야 갈비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서서갈비'집은 소박하지만 갈비맛은 절대 소박하지 않다.

연탄불에 궈먹어야 더 맛나긴 하지만 집에서 찜갈비로 먹고 국물에 밥 비벼먹는 것도 맛나다.
한국사람은 뭐든 국물에 밥을 비벼야 마무리를 확실하게 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감자탕을 먹어도, 대구탕을 먹어도, 라면을 먹어도 밥을 말거나 비비지 않는가!

밥을 비벼먹으려면 포장을 해와야 하는데 이 집의 포장은 1회용 용기에 담아 주지 않고 김장 담는 비닐 봉지에 갈비, 국물 넉넉히 넣고 비닐봉지 위를 노끈으로 동여매준다. 신기하게 국물이 흐르지 않는다.

횟집가면 회보다 스끼다시가 많아 가끔 내가 뭘 먹으러 왔는지 잊어버릴 만큼 스끼다시로 배채울 때가 많다. 하지만, '서서갈비' 집은 다른 갈비집같이 밑반찬이 거의 없어 온전히 갈비로만 배를 채울 수 있는 집이다.


배불리 먹었으면 바로 집으로 가는 게 좋다. 먹을 땐 몰랐던 갈비 냄새가 온몸에 베어 다른 사람한테 민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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