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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자 LA타임스는 한 고등학교 교장의 감동 실화를 전하고 있다. 미국 LA 남부의 소도시 와츠에 있는 조던 고교의 스티븐 스트래천 교장 이야기다. 2004년 그가 부임할 당시 이 학교는 그야말로 '실패 예정 인생들의 대기소'였다. 학생의 절반 이상이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수학을 이해하는 학생은 100명당 한 명에 불과했다. 교내 폭력과 기물 파손은 일상의 다반사였고 선생에 대한 학생의 거친 반항도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심지어 갱단에 가입한 학생까지 있었다.

전임자들과는 달리 스트래천 교장은 그런 비정상을 못 본 척하지 않았다. 폭력을 휘두르거나 교권에 도전하는 행위는 단호하게 응징했다. 부임 첫해에 무려 743회의 정학 조치가 내려졌다. 전해보다 600건이나 많은 수치였다.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학생들은 이를 갈았다. 하지만 교장은 눈 하나 깜짝 안 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도 596회의 징계를 단행했다.

'죄와 벌'의 상관관계가 확고해지면서 학교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빈자리가 더 많던 교실은 학생들로 가득 찼다. 뒤떨어진 과목을 따라잡기 위한 방과 후 수업들이 생겨났다. 토요일 강의도 개설됐다. 이런 변화를 평가한 빌 게이츠 재단은 150만 달러의 지원금을 선물했다. 학교는 성적으로 화답했다. 졸업시험 통과율이 51%에서 58%로 올라섰고 모의학력고사 점수도 54점이나 뛰어올랐다.

스트래천 교장은 정녕 싸움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었다. 잘못을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학생들에게 각인시킴으로써 문제 학교를 2년 만에 정상화시킨 것이다. 규칙을 어겨도 별일 없다면 그 규칙은 지켜질 리 없다.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의 말처럼 "인간 욕망의 근본적 속성은 모방적"이기 때문이다. 안 지켜도 되는 걸 누가 지키겠느냐는 얘기다. 그런 사회는 폭력적이 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의 욕구불만이 포화 상태를 이루는 탓이다. 스트래천 이전의 조던 고교가 그런 꼴이다. 결국 최소한의 안정을 찾기 위해 사회는 희생물을 찾게 된다. 이른바 '왕따'가 생겨나는 이유다. 지라르는 "희생이 필수적인 곳은 사법제도가 없는, 그래서 복수의 위협이 있는 사회"라고 단언한다. 그런 사회악을 막기 위해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명백한 이유다. '호랑이 선생님이 있는 학급에 집단 따돌림을 받는 학생이 적다'는 일본의 최근 연구 결과(본지 11월 25일자 2면)도 결국 같은 얘기다.

인격 형성기의 청소년들에게 법과 제도의 중요성을 가르치려면 먼저 어른들이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명분이 뭐든 공권력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공공건물에 불을 지르는 폭력시위는 용납될 수 없다. 법을 어기며 시위를 하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이념 교육을 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스트래천에게서 대답을 찾을 수 있다. 그가 징계의 칼을 휘두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그건 또 다른 폭력일 뿐이고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했을 터다. 그는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갔다. 무단결석한 학생을 찾아나서 학교로 데려왔다. 대학 순례 행사에 참석시키려고 토요일 새벽 잠자는 학생들을 깨우러 다녔다. 교직원들에게도 보다 적극적인 학생 지도를 요구했다. 그의 극성을 견디다 못해 1년 만에 30명의 교사가 학교를 떠날 정도였다.

지난주 칼럼에서 어른들이 폭력은 훌륭한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는 걸 청소년들에게 일러주지 못하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일러주는 것뿐 아니라 알아듣고 실천할 수 있게끔 모범을 보이고 이끌어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도 선배 세대로서의 직무유기다. 스트래천은 고사하고 학생들을 운동장에 줄 지어 세워놓고 일장 훈시를 늘어놓고는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교장 선생님 같은 어른들이 없길 바랄 뿐이다.

중앙일보 이훈범 논설위원


어제 읽은 중앙일보 컬럼입니다. 글세 처음 읽었을 때는 참 독한 사람이 왔구나 싶더니 결국 그로 인해 전체적으로 안정화를 찾았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어디가나 이런 사람들이 있죠. 실패를 하게 되면 나쁜놈으로 남게 되고 성공을 하게 되면 이런 식 아닐까 하네요. 역사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듯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가 생각 나네요.

갑자기 싸움의 기술 영화도 생각 나는데요. 남들은 뭐 이런 영화가 있어 하는는 전 재미있네 하면서 봤죠. 왜 그랬나 싶지만 저도 학교 다니면서 이런적이 있다 보니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